YTN ‘국정원 단독보도’ 불방 논란을 두고 사측이 9일 공식 입장을 내고 국정원 직원이 리포트를 작성한 기자와 통화는 했지만 보도국 회의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불방논란을 폭로한 YTN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국정원 직원이 말을 바꿨다며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홍렬 YTN보도국장은 9일 밝힌 입장에서 “‘국정원 SNS 보도’ 리포트는 취재원과 추출방식의 신뢰도 등 완성도가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어 더 이상 방송되지 않았다. 단신을 포함해 이미 짧은 시간 안에 8차례 방송이 이뤄진데다 앞서 편집회의에서도 거듭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던 점이 두루 감안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홍렬 국장은 “편집부국장이 편집권과 최종 게이트키핑 차원에서 지극히 정상적으로 판단한 결정을 두고 외압설과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징계에 회부하려는 노조 공추위의 주장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지난 6월 20일 방송된 YTN '국정원 SNS 정치개입' 리포트의 한 장면. | ||
국정원은 “반론보도를 요구했기 때문에 보도국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추측하고 이를 취재기자에게 설명한데 불과하다”고 답했다는 게 이 국장의 설명이다. 보도국 회의내용을 외부에 알려준 간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장회의 참석자 전원을 대상으로 보도국이 자체 확인한 결과 의혹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국장은 이 같은 발언을 전하며 “보도국장이 정보기관인 국정원 직원의 말과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거나 당사자를 직접 조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전제한 뒤 “다만 대변인실이 아니라 국정원 직원이 해당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반론을 요구한 자체만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국정원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앞으로 반론 보도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대변인실을 통하도록 하고 반론이 필요하다면 담당기자가 아니라 데스크를 거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 SNS 보도’와 관련해 불필요한 잡음이 일면서 불철주야 방송에 전념하고 있는 보도국 직원들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보도국 책임자로서 유감”이라 전했다.
하지만 이홍렬 국장의 이번 입장표명에 기자협회·노조 공추위는 더욱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했다. 유투권 YTN기자협회장은 “진상규명과 관련자문책 문제가 하나도 정리되지 않았다. 공정방송에 대한 국장의 약속 또한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투권 협회장은 “내부적으로 조사의 한계가 있다면 수사기관에 의뢰할 수도 있는 문제다. 국정원측에 구두로 몇 차례 물어보는 것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 9일(화) 국정원의 YTN보도 개입과 방송 중단을 규탄하는 피케팅 모습. YTN노조 박진수 조합원(좌), 지순한 조합원(우). ⓒYTN노조 | ||
임장혁 YTN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은 “국정원 직원이 보도국 회의내용을 YTN 인사로부터 들었다는 사실은 사내 공정방송을 견인하는 공추위가 이미 명확한 근거가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고 취재기자도 인정한 부분인데 보도국장은 아무 근거도 확인할 수 없는 국정원 직원의 말만 믿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장혁 위원장은 “국정원 직원이 말을 바꾼 이상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근거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YTN기자협회가 오늘(9일)부터 보도국장 신임/불신임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이홍렬 보도국장은 9일 기자협회를 자진 탈퇴했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투표 결과에 따라 이홍렬 국장을 기자협회에서 제명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 <YTN 보도국장 불신임 투표…사측 “사규 위반”>)
No comments:
Post a Comment